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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ls Frahm / Spa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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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rtist
  • Title
  • Spaces  
  • Genres
  • Styles
  • Origin Country
  • 한국 
  • Label
  • Format
  • 1CD 
  • Release Date
  • 2015-03-31 
상품상세설명 Product Infomation

독일을 대표하는 현대음악가 닐스 프람(Nils Frahm)의 기술과 감성이 집결된 순도 100% 라이브 실황 컬렉션 [Spaces]

01. An Aborted Beginning
02. Says
03. Said and Done
04. Went Missing
05. Familiar
06. Improvisation for Coughs and a Cell Phone
07. Hammers
08. For – Peter – Toilet Brushes – More
09. Over There, It's Raining
10. Unter – Tristana – Ambre
11. Ross's Harmonium


Nils Frahm
독일 베를린을 베이스로 활동하는 프로듀서 겸 현대음악가 닐스 프람(Nils Frahm)의 음악은 관습에 얽매이지 않는 작법을 바탕으로 다양한 층에서 애호되었다. 함부르크에서 성장한 닐스 프람은 어린 시절 차이코프스키(Pyotr Ilich Tchaikovsky)의 마지막 문하생 나훔 프로드스키(Nahum Brodski)에게 사사했고 이렇게 주입된 클래식 피아노 교육이 바로 그의 음악의 원점이 됐다. 닐스 프람의 아버지 클라우스 프람(Klaus Frahm)은 ECM 레코즈의 사진작가이자 디자이너이기도 했는데 이런 영향 또한 알게 모르게 그의 음악에서 감지되곤 했다.

2005년 무렵부터 일반적인 어쿠스틱 피아노는 물론 전자 건반을 쌍방으로 구사한 작품들을 완수해갔다. 2009년도에는 국내에서도 꽤나 인기를 얻었던 현대음악가 피터 브로데릭(Peter Broderick)의 프로듀스 아래 [The Bells]를 베를린의 한 교회에서 녹음하게 된다. 레코딩 환경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금욕적인 연주 중에도 강한 의지 같은 것을 감지케끔 하는 분위기가 존재했다. 같은 해 친구에게 줄 크리스마스 선물로 [Wintermusik]을 제작하기도 했고 덴마크의 인디록 밴드 에프터클랭(Efterklang)의 레코딩과 투어에도 참여한다.

올라퍼 아르날즈(Olafur Arnalds), 그리고 월즈 엔드 걸프렌드(World's End Girlfriend) 등이 소속되어있는 이레이즈드 테입스(Erased Tapes)와 계약하면서 작품활동을 이어나간다. 올라퍼 아르날즈와는 [Stare]라는 합작을 발표하기도 했고 워프(Warp) 출신의 크리스 클락(Chris Clark)과도 협업하면서 광범위한 영역을 커버해냈다. 2011년도에는 단순한 스튜디오 레코딩 뿐만 아니라 필드 레코딩 또한 활용해내면서 공간의 공기음마저 적극적으로 포착해낸 획기적인 피아노 앨범 [Felt]를 공개한다. 앨범은 가디언(Guardian)과 모조(Mojo) 등의 미디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고 이를 토대로 미래가 기대되는 젊은 피아니스트로서 주목 받게 된다.

2012년도에는 왼손 엄지 손가락을 부상당하면서 그 부상당한 손가락을 사용하지 않은 채 천천히 소중하게 연주한 작품 [Screws]를 내놓는다. 이는 SF 영화 [가타카(Gattaca)]에서 12개의 손가락을 지닌 사람이 연주하는 슈베르트(Franz Schubert)의 즉흥곡과 반대되는 개념의 작업이라 말할 수 있었다. 뭐 굳이 데프 레파드(Def Leppard)의 외팔이 드러머 릭 알랜(Rick Allen)과 비교해보자면 릭 알렌의 경우 사고를 극복한 것이었고 닐스 프람의 경우엔 이 사고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 것이었다. [Screws]의 경우 피아노, 혹은 현대음악의 팬 층을 넘어선 사랑을 받았다. 손가락을 회복한 닐스 프람은 그가 가장 주력하고 있는 그랜드 피아노+로즈+아날로그 신디사이저 세트의 라이브를 진행해 나갔고 2년 동안의 공연 실황을 추린 라이브 앨범 [Spaces]를 2013년도에 발표한다.

닐스 프람은 피아노를 중심으로 클래식과 전자음악을 오가는 작업활동을 펼쳤다. 그랜드 피아노와 업라이트 피아노, 그리고 롤랜드(Roland) 사의 주노 60(Juno 60)과 무그(Moog) 사의 타우르스(Taurus) 베이스 페달, 로즈(Rohdes) 등의 전자 건반들을 동시에 활용해냈다. 로즈는 리드미컬한 효과를, 업라이트 피아노는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그리고 그랜드 피아노는 우아함을 각각 표현해내는 도구가 됐다. 이처럼 악기가 지닌 고유의 특성을 바탕으로 건반악기의 가능성, 그리고 테크놀로지의 발전과정을 자신의 음악에 적극적으로 대입시켜갔다.

이처럼 닐스 프람은 최첨단의 디지털 레코딩과 거친 아날로그 방식의 레코딩을 오가며 작업해왔다. 그것은 음악, 그리고 악기의 성격에 따라 최적의 조건을 탐구해내는 방식이었다. 곡, 그리고 악기 저마다의 소리의 촉감이 지닌 미묘한 차이는 굳이 음악 애호가가 아니더라도 쉽게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다.

브래드 멜다우(Brad Mehldau)의 경우에도 올해낸 앨범의 곡들을 모두 일렉트릭 피아노로 연주하기도 했는데 뭐 이처럼 요즘 아티스트들은 클래식과 모던의 고리타분한 이분법적 태도를 지양하고 있는 듯 보인다. 닐스 프람의 경우 이렇게 한번에 여러 대의 건반을 사용하지만 실제로 귀에 닿는 소리들은 놀랄 만큼 정갈한 편이었다. 올해 그는 '우나 코르다(Una Corda)'라는 피아노를 특별 주문제작하기도 했다. 우나 코르다는 '하나의 현'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 이는 피아노 악보에서 약음 페달을 밟을 것을 지시하는 기호로, 페달을 밟으면 3현 가운데 1현만이 소리를 내면서 소리가 작고 부드럽게 울리게 된다. 닐스 프람의 새 피아노는 아마도 전부 1현으로만 소리를 내는 방식으로 작동하는 모양이다.

이런 류의 음악들이 그렇듯 소리의 특징을 있는 그대로 설명하기가 까다롭지만 굳이 기존에 존재하는 장르들의 표현을 빌려본다면 앰비언트 클래식과 현대음악, 그리고 재즈가 교차하는 지점 정도에 위치해내고 있다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음악들의 특징은 지극히 간결한 모티브의 반복에 있었다. 그것은 잔향을 남기면서 확산되어갔다. 집요하게 반복되는 키보드 아르페지오는 묘한 최면효과마저 남긴다. 명확한 멜로디 라인보다는 반복구가 점층될 때의 효과가 두드러졌고 아르페지오가 미묘하게 형태를 바꾸면서 점차 볼륨이 올라갈 무렵 우리는 모자이크처럼 펼쳐지는 아름다움을 목격할 수 있었다. 이런 식의 고조는 좀처럼 접근하기 어려운 독특한 깊이를 듣는 이들에게 선사해내곤 했다.

아르페지오 프레이즈를 끝없이 반복해내는 방식을 기초로 한다는 점에서는 하우쉬카(Hauschka)나 골드문트(Goldmund) 등의 작가들을 떠올릴 수도 있겠지만 닐스 프람의 특징은 이 반복되는 전개에서 어떤 고양감을 강조해내고 있다는 점에 있었다. 천천히 몸에 스며드는 멜로디와 따뜻함 같은 경우에는 에릭 사티(Erik Satie)나 칠리 곤잘레스(Chilly Gonzales)의 영리한 서정미 같은 대목 또한 감지되곤 했다.


Spaces (2013)
세계를 무대로 활발히 라이브 퍼포먼스를 펼쳤던 닐스 프람은 지난 2년간 진행해온 30개의 공연에서의 라이브 음원 중 직접 엄선한 녹음분으로 본 작을 꾸몄다. 일종의 베스트 테이크를 모아놓았고 무엇보다 절반 이상의 곡이 미발표 음원이라는 것 또한 주목할만한 대목이다. 그의 경력에 있어 중요한 곡들을 모아놓은 라이브 레코딩이기 때문에 닐스 프람을 처음 접하는 이들에게도 추천할만한 한 장이 되겠다. 사실 닐스 프람 자신은 이것이 라이브 앨범이나 베스트 앨범이라기 보다는 새 앨범처럼 생각해줬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사람들 앞에서 연주할 때 마치 그 사람들과 에너지를 교환하는 것 같다고 말했던 닐스 프람이었는데 관객들의 피드백이 곧바로 스스로의 연주에도 영향을 끼친다고도 밝혔다. 따라서 관객들이 매일 달랐던 만큼 자신의 연주 또한 매일 달랐다고 한다. 그리고 이 영적인 순간을 일반적인 멀티트랙 레코더는 물론 오래된 릴 테입 레코더와 카세트 테입 데크로 캐치해내려 했다. 특유의 현장 감각과 순수한 음악에의 애착, 그리고 불을 뿜는 즉흥 연주를 이 라이브 컬렉션에서 확인할 수 있게 됐다.


1. An Aborted Beginning -미발표 곡
무거운 비트로 시작하는 이 인트로는 짧은 시간 동안 새로운 방향을 탐구하려는 듯한 뉘앙스로 전개된다. 라이너 노트에서 닐스 프람은 이를 최초의 수줍은 덥뮤직이라 밝혔고 놀라지 말고 그저 미소를 지어달라고 첨언하기도 했다.

2. Says -미발표 곡
명상적인 반복구의 신시사이저 속에 정교한 멜로디를 연주해내고 있다. 앨범의 타이틀 대로 8분여 동안 어떤 우주적인 확장을 서서히 느끼게끔 만드는 곡이다. 미스터리하지만 그럼에도 부드러운 멜로디는 여전히 유지시켜내고 있다.

3. Said and Done -[The Bells] (2009)
마치 반젤리스(Vangelis)의 '불의 전차(Chariots Of Fire)'처럼 힘차게 울려 퍼지는 피아노 단음으로 시작하는 곡으로 도중에 신시사이저 등이 화합해내면서 다채로운 소리의 세계로 우리를 초대해낸다. 9분 여 동안 이 미니멀한 연주를 따라가보는 것도 꽤나 특별한 경험을 제공해낼 것이다.

4. Went Missing -미발표 곡
이 곡은 과거 앨범에 수록됐던 적이 없는데 그 이유는 스스로가 마음에 드는 레코딩 테이크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리고 본 앨범에 수록된 이 교회에서 녹음된 라이브 레코딩이 가장 마음에 드는 테이크였다고 한다. 고전적인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는 곡으로 마치 피아노가 조용히 말을 걸어오는 듯한 기분을 준다.

5. Familiar -[Felt] (2011)
오직 피아노로만 연주된 서정적인 곡이지만 물결치는 사운드로 인해 관객들은 이 차분함에 몸을 맡기게 된다.

6. Improvisation For Coughs And A Cell Phone - 미발표 곡
'재채기와 전화기 벨 소리를 위한 즉흥곡'이라는 제목의 이 즉흥 연주곡은 실제로 재채기로 시작해 막바지에는 핸드폰 소리까지 들리는 떠들썩한 라이브 실황이다. 어지러운 피아노 트릴 이후 친근한 멜로디가 이어진다. 꼭 즉흥이라는 요소 때문만은 아니지만 미묘하게 키스 자렛(Keith Jarrett)의 솔로 피아노 라이브에서 들리는 피아노 터치 같은 것이 감지되곤 한다. 하지만 신경질적이고 예민한 키스 자렛과는 반대로 닐스 프람은 이런 환경에서의 노이즈 또한 음악으로 캡쳐해내면서 유머러스 하게 작품으로 전환시켜낸다. 이런 곡을 통해 닐스 프람이 관객과의 대화, 그리고 라이브 공간 안에서의 감정 공유를 소중히 하고 있음을 새삼 확인할 수 있었다. 소리에 대한 발상의 전환 같은 것은 존 케이지(John Cage) 같은 아티스트를 떠올리게끔 만들기도 한다.

7. Hammers -미발표 곡
닐스 프람 스스로는 '운동'이라고 표현했던 만큼 생동감으로 가득 찬 곡이다. 왼쪽 엄지손가락의 부상의 영향 같은 것은 결코 느낄 수 없는 강력한 피아노 연주로 스티브 라이히(Steve Reich)나 필립 글라스(Philip Glass) 등의 미니멀리스트들의 영향 또한 감지되기도 한다. 본 앨범에서 가장 큰 박수소리를 들을 수 있는 트랙으로 관객들이 곡에서 받은 감동이 있는 그대로 전해져 온다.

8. For-Peter-Toilet Brushes-More -[Juno] (2011), [Felt] (2011)
롤랜드 주노 건반을 적극 활용했던 EP [Juno]와 [Felt]에 있는 곡들을 활용한 라이브 실황이다. 사실 앨범에 이 버전이 수록된 적이 없었는데 사람들은 공연이 끝난 이후 이 곡을 무슨 앨범에서 들을 수 있냐고 닐스 프람에게 묻곤 했다고 한다. 무려 16분에 달하는 스케일이 큰 악곡으로 신시사이저의 활용, 그리고 방출되는 리듬과 딜레이 걸린 중반부의 미니멀한 전개가 확실히 새로운 경지를 보여준다. 혼자서 여러 키보드를 동시에 조종하는 퍼포먼스로 본 앨범의 하이라이트라 말할 수 있겠다.

9. Over There, It's Raining -[The Bells] (2009)
피아노의 잔향에 빨려 들어갈 것만 같은 아름다운 피아노 연주곡이다. 연주자로서의 닐스 프람 보다는 작곡가로서의 실력발휘가 이루어지는 어떤 깊은 울림이 감지되는 트랙이다.

10. Unter-Tristana-Ambre -[Wintermusik] (2009), [Felt] (2011)
11분 여 동안 전개되는 곡으로 마치 스스로의 내면과 이야기하는 것 같은 자조적이고 애절한 선율을 긴 시간 내내 은은하게 일관해낸다.

11. Ross's Harmonium -미발표 곡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겠지만 하모니움으로 녹음된 곡으로 이는 ECM의 앨범 커버를 주로 담당해온 회화작가 에버하르트 로스(Eberhard Ross)의 하우스 콘서트에 초대되어 직접 그의 하모니움으로 연주한 곡이라고 한다. 중세의 분위기 또한 감도는데 꽤나 비장하게 앨범을 마감해내는 역할을 하고 있다.


참고로 닐스 프람은 라이너 노트에 이 앨범을 감상하는 최적의 방법을 일러두기도 했다. 핸드폰과 컴퓨터를 끈 채 레코드 플레이어로 재생을 시작한 이후 오직 닐스 프람 자신과 듣는 사람 둘만이 한 방에 존재한다고 생각하면서, 그리고 무엇보다 닐스 프람이 당신을 위해 연주하고 있다고 생각하면서 듣기를 권하고 있다. 뭐 그냥 집중해서 들으라는 뜻인가 보다.

일단은 과거 왼손 엄지손가락 부상에서 성공적으로 회복해냈다는 인상을 준다. 사실 거대한 콘서트 홀 보다는 아무렇지도 않은 일상 속의 무대 위에서 연주되는 듯한 기분 마저 제공해내기도 한다. 거기에는 기존 닐스 프람의 작품과는 별개의 아름다운 세계관 또한 녹아 들어있다.

단순히 정서적인 것 그 이상을 표출해낸 생동감 넘치는 작품이다. 테크닉을 과시하는 산만한 연주보다는 음악의 핵심에 집중한 채 내면의 에너지를 조용히 악기로 표현해내는 데에 주력했다. 기술과는 상관없이 우리는 단순하게 그저 이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있었다. 피아노를 출발점으로 고독한 탐구를 끊임없이 지속시켜갔고 그 면면에는 어떤 구도자의 품격 같은 것 또한 묻어나기도 했다.

오직 건반으로만 이루어진 음악에 아직도 이 만큼의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해준 레코드다. 수많은 장소를 거쳐 닐스 프람과 음악을 듣는 청자들은 편안하고 따뜻한 장소에 도착해 있었다. 그리고 이 공간 안에는 순수한 음악적 기쁨만이 존재했다. 그러니까 'Spaces'라는 앨범의 타이틀은 그 모든 것들을 의미한다.


한상철 (불싸조 facebook.com/bullssaz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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