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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코드: 1018135

라이너스의 담요 (Linus Blanket) / Semes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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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rtist
  • Title
  • Semester  
  • Genres
  • Styles
  • Origin Country
  • 한국 
  • Label
  • Format
  • 1CD 
  • Release Date
  • 2004-05-07 
상품상세설명 Product Infomation

1. Signal song
2. 보라 빛 향기
3. Christmas Train
4. 담요송 (Blanket Song)
5. Picnic
6. Summer Has Gone By

 

60년대의 A&M 팝스. 보사노바로부터 영향받은 21세기 새로운 클래식 팝튠 메이커
라이너스의 담요의 첫번째 음반 ‘Semester’ 

우리 나라에서는 '스누피'로 유명한. 찰스 M 슐츠가 탄생시킨 범지구적 인기 만화 '피너츠'에서 그 땅콩 군단의 주인공은 아무래도 찰리 브라운이겠지만. 그가 이웃하고 관계 맺고 살아가는 다른 캐릭터들 역시 동물과 인간을 가리지 않고 존재감과 그에 따른 개성에 있어 그 못지 않다는 사실을. 이 만화를 접해본 사람들이라면 웬만큼 알 것이다.

그 중에서도 찰리의 친구 라이너스. 하면 그 영리함과 섬세함에도 불구하고 손가락을 빨거나 담요를 포기하지 못하는. 매우 유아 퇴행스러운 징후들로 기억되는 남다른 캐릭터이다. 특히 어떤 식으로든 이 친구가 담요와 이별하게 될 경우 나타나는 자각증상은 웬만한 중독자의 금단 증상 저리가라라서 이빨을 맞부딪치고 온 몸을 덜덜 떨고 손톱을 깨물며 불안해하는데. 그것은 이 담요가 그에게는 자신의 안전을 보장해주는 안심 담요(security blanket)이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담요는 라이너스에 있어 필생의 페티시인 것이다.

하지만 페티시로서의 담요는 그렇다 치자. 퍼스낼러티로서의 담요는 과연 어떤 것일까. 일찍이 담요에 눈코입 붙고 담요가 말한단 소린 들어본 역사가 없으나. 이 담요는 놀랍게도 노래(씩이나)를 한다. 라이너스의 담요가 발표한 첫 음반 [Semester]는 모두 여섯 곡이 실린 EP. 우리 대부분이 모르는 새 저 혼자 두 살의 나이를 훌쩍 먹고. 처음으로 내놓은 성장보고서이다. 결과는? 양털 담요의 포근포근함에서 배냇냄새의 달착지근함까지. 촉감이 그대로 청각으로 둔갑한 것만으로도 대략 이미 아찔한데 이 난데없는 소리는 내처 후각과 미각에까지 이르는 공감각적 변신합체도 서슴지 않는다. 그 어떤 것보다도 '감각'을 마비시키는 사운드(라고 냅다 말해버리고 무책임하게 도망가고 싶을 정도)이다.

이같은 마비를 가능케 하는 배합 재료들은 설탕과 햇빛. 보라빛과 소녀. 고양이와 담요. 여름과 크리스마스. 그리고 몹시 전염성 강한 '답 다리리 빠빠빠' 등이다. 일반적으로 트위(Twee) 걸리(Girlie) 팝이라고 분류될 법한 이 사운드는. 매우 자주 카디건스(The Cardigans)나 프렌테(Frente!) 등 선배 멋쟁이 여성-보컬-프론트-밴드들의 잔상을 남기는 점만 허물로 돌리지 않는다면. 60년대 복고풍 (글자 그대로의)'유로'팝의 실로 정성어린 인디 버전 체현임에 차라리 감사하고 싶은 그런 것이다. 물론. 윤상의 <보라빛 향기> 리메이크의 경우 그닥 대폭적인 어레인지가 가해진 것도 아닌 데다 주선율을 기타가 싱글 노트로 계속 이어간 탓인지 어딘가 단순 경음악 반주단 같은 느낌도 들지만. 그건 음반의 전체적 맥락상 이해되는 무해한 조크 같은 것이다. 관건은 역시나 앞 곡의 멜로디를 이어달리기하는 훅(hook) 중무장의 <Christmas Train>. 완벽한 캐시미어 촉감의 밴드 앤섬 <담요송>. 그리고 앤지 하트 양과 뽀뽀뽀 언니의 환상 결합인 듯 재지한 싱코페이션 피아노가 왠만한 CM송 뺨치는 경쾌 발랄 <Picnic>에 이르는 원투어퍼컷의 3단계 어택이다. 여기에 <Signal Song>이 프리 디자인(Free Design-ish)이라면 <Summer Has Gone By>는 비틀즈(The Beatles-esque)라는 듯 음반을 열고 닫는 트랙들도 그 선택된 감수성에 있어서의 한 점 일관성을 엿보게 한다.

얼마나 복고적이든 상관없이. 사운드에 있어 이들의 연주는 하나의 '스타일'을 능숙하게 구사하는 데 있어 일정 정도의 경지에 이르러 있다. 헌데 이렇듯 노련한 체현/재현에도 불구하고. 혹은 바로 그 이유 때문에. 한 가지 마음에 걸리는 게 있다; 이 음반은 최대한 긍정적인(혹은 동화적인?) 방식으로 아이와 소녀의 모든 것으로 가득 찬 느낌(예전 스위트피의 [달에서의 9년]에 이어 멤버 왕연진이 직접 그린 나이브한 재킷도 흡사 어린 왕자가 크리스토퍼 로빈의 비옷을 입은 것 같은 어린 아이다)인데. 긍정적인 게 나쁠 린 없지만 반면 그것은 상당 부분 필요 이상으로 일반화한 고정관념의 이미지로 빠져버릴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아이는 순진하지 않을 수 있으며 소녀는 귀엽지 않을 수 있다. 동화는 잔인할 수도 있고 담요는 이미 잃어버렸을 수도 있다. 말하자면 이 시종일관 파스텔 솜사탕 같은 노래들의 감수성 한 겹 아래로. 가끔씩 우리의 눈을 문득 치뜨게 할 만한 순간적인 통찰을 함께 넣을 수 있었다면. 단지 스타일의 완성 이상의 흥미진진한 알파가 우리의 감각을 마비시키는 데 그치지 않고 가슴마저 치게 할 수 있지 않았을까.

물론 이런 생각이 드는 것과 실제 담요의 의도가 일치해야 할 필요는 없다. 사실 담요는 감싸기 위한 것이고 부비부비 만지기 위한 것. 이 속에 날카로운 유리 조각 같은 걸 숨겨놔서야 도통 아니 될 일. 더군다나 달콤하다고는 하나 결코 무슨 초코 시럽 범벅처럼 흘러내릴 정도가 아닌 다음에야. 이 곡들이 가진 걸리 팝의 당도는 오버하지 않는 그 담백함의 미덕을 어떻게든 쳐주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바로. 저 <담요송>이 일기장에 고백하듯 말한 것처럼:

 

연진: Vocals. Keyboards. Flute
기준: Lead Guitars               
민성: Rhythm Guitars
용석: Bass                      
용희: Dru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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